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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
[메이저뉴스]부여문화원과 (사)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는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의 문학과 사상을 새롭게 정리한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전 6책)을 12월 30일 발간했다.
이번 전집은 기존 연구 성과를 단순히 집대성하는 수준을 넘어, 원문을 새롭게 교감하고 다수의 신규 자료를 보완·수록한 김시습 연구의 기준판으로 평가될 만한 성과다.
김시습은 단종을 향한 절의의 상징이자 『금오신화』를 통해 조선 전기 서사의 가능성을 연 인물로, 문학·사상·예술을 한 몸에 아우른 조선 전기의 대표적 지성이다.
현실 정치의 중심에서 벗어나 유람과 사유의 길 위에서 시대의 균열을 언어로 기록한 그의 글은, 한 시대의 결론이 아니라 다음 시대를 향한 질문으로 오늘의 독자를 다시 불러낸다.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은 바로 이 질문을 오늘의 독서 자리로 옮겨오려는 시도다.
전집의 제목에 담긴 ‘신편(新編)’과 ‘신역(新譯)’은 이번 작업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불교 관련 시문과 저술은 『한국불교전서』를 바탕으로 원문을 교감해 오류를 바로잡았고, 그 성과를 번역에 충실히 반영했다.
또한 기존 전집에서 빠졌던 자료들을 대폭 보완해 저작의 외연을 확장했다.
1493년 무량사에서 간행된 『법화경』 발문, 불갑사 소장 『수능엄경』 발문, 일본 내각문고에서 확인된 '임천가화' 등은 이번 전집이 ‘신편신역’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증명하는 대표적인 수록 성과다.
바로잡고, 더하고, 새로 옮긴다는 편집 원칙 위에서 김시습 텍스트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총 6책으로 구성된 이번 전집은 시·문·별집·속집·부록을 한 질로 엮어 김시습의 전모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속집은 기존 체제를 존중하되 수록 시문을 자세히 재검토하고 증보해 속집 1·2·3권을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찾아 읽기’와 ‘정본화’라는 전집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
번역문 곳곳에는 역자 해설을 덧붙여, 고전 문장과 오늘의 독자 사이의 틈을 메우고자 했다.
이는 전집이 연구자만의 참고서에 머물지 않고, 김시습을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도 열려 있는 ‘읽히는 전집’을 지향한 편집적 태도다.
이번 전집의 신편신역과 주해는 2003년 『김시습 평전』을 통해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김시습 연구의 권위자로 자리매김한 심경호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여기에 권진옥, 노요한, 류정민, 송호빈 교수와 원순 스님 등으로 구성된 김시습 전집 편집위원회가 참여해 학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은 김시습의 마지막 거처인 부여에서, 지역의 공공 지원과 문화기관, 기념사업회의 협력 속에 완성됐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부여군의 지원과 결단을 바탕으로 부여문화원이 공동 발간 주체로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사)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가 추진의 동력을 형성하며,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확산시켰다.
여기에 불교계 인사들과 강릉김씨 종인들의 동참이 더해지며, 한 인물의 언어를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복원해 전국, 나아가 세계와 다시 연결하는 공동의 성과로 이어졌다.
김시습을 읽는 일은 과거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질문을 더 정확하게 만드는 일이다.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은 그 질문을 위해 가장 단단한 바닥을 제공하는 전집으로, 김시습 연구는 물론 한국 고전문학과 사상사를 새롭게 읽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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