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산아제한에서 출생장려까지…‘인구정책 표어 변천사 전시회’ 개최

메이저뉴스 / 기사승인 : 2025-10-15 12: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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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문 시도… 표어 중심으로 인구정책 변천사 조망
▲ 광양시, 산아제한에서 출생장려까지…‘인구정책 표어 변천사 전시회’ 개최

[메이저뉴스]광양시는 제31회 광양시민의 날을 맞아 시의 비전과 희망을 공유하는 기념식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과 인구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자 '인구정책 표어 변천사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광양시가 처음 시도하는 이번 전시는 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문 ‘표어 중심’ 기획전이다. 1차 전시는 10월 14일 광양시민의 날 기념식이 열린 광양커뮤니티센터에서 열렸으며, 2차 전시는 10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광양시청 로비에서 이어진다.

특히 이번 기획전은 1960년대 산아제한부터 오늘날 저출생 대응 정책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표어·포스터·공익광고 영상을 통해 인구정책의 흐름과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인구정책 표어 60년의 여정, 그 변화 속 의미를 되새기다”
1950년대에는 6·25 전쟁 이후 인구 부족에 대응해 “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 등 출산 장려형 표어가 등장했다. 그러나 10년 뒤 인구 증가가 국가 경제 부담으로 이어지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알맞게 낳아 훌륭하게 키우자”, “행복한 가정은 가족계획으로”, “3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 이전에 단산하자” 등 가족계획을 독려하는 표어가 확산됐다.

1970년대부터는 “가족계획은 신혼 초부터”, “1974년은 임신 안 하는 해” 등 산아제한 정책을 통해 출산 억제를 본격적으로 유도했다. 이중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만 낳아 식량 조절”과 같은 표어는 자녀 수를 2명으로 줄일 것을 권고하며 국민 생활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후반~1980년대에는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둘도 많다!”, “하나 낳아 알뜰살뜰”, “축복 속에 자녀 하나 사랑으로 튼튼하게” 등의 표어에서 볼 수 있듯 한 자녀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

1990년대에는 남아선호 사상을 완화하기 위한 “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꿍 없는 우리세대” 등의 표어가 등장했으나, 1995년 이후 출산율 저하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사회보장 약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책 기조가 급선회했고 1996년 인구억제정책은 공식 폐기됐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인구 증가를 위해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하나는 외롭습니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동생입니다”, “한 자녀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이 더 행복합니다”와 같은 출산 장려형 표어가 주를 이뤘다.

여전히 많은 부모 세대에게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 못 면한다”,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등의 표어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광양시는 그와 정반대의 흐름 위에 서 있다. 시는 올해 상반기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구정책 표어 공모전을 추진해 다음과 같은 수상작을 선정했다.

“기쁨은 출산에서, 행복은 육아에서, 해답은 광양에서” - 최우수상
“결혼으로 행복예약, 출산으로 미래예약” - 우수상
“출산이 기쁨이 되는 도시, 육아가 행복이 되는 광양” - 장려상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진 한 줄의 표어에는, 임신과 출산이 더 이상 정부의 강요가 아닌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며, 그 선택이 ‘부담’이 아닌 ‘기쁨’과 ‘행복’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 전환이 담겨 있다.

“전시의 의의: 정책을 넘어 공감과 성찰의 역사로”
이번 전시는 단순히 인구정책 표어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산아제한에서 출생장려로 이어진 정책의 변화를 대비해 보여주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광양 시민의 언어로 만든 출생장려 표어 수상작과 인기 응모작을 함께 전시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해왔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성찰하는 장이 되고자 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예전에는 ‘둘만 낳아 잘 키우자’는 말이 당연했는데, 60년 만에 이렇게 바뀔 수 있다니 놀랍다”, “요즘은 출산을 ‘기쁨’으로 표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땐 인구가 많아 문제였고, 지금은 인구가 적어 문제라니 아이러니하다”, “어머니가 말씀해 주시던 옛 표어를 보니 흥미롭고 뭉클했다” 등 다양한 소감을 전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광양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민과 함께, 아이와 부모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가기 위해 광양시가 그 해답이 되겠다는 것이다.

“결혼으로 행복예약, 출산으로 미래예약”
광양시는 결혼·임신·출산·양육 전 과정을 생애주기별로 꼼꼼하게 지원하며 시민 체감도를 높이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청년부부 결혼축하금 지원(49세 이하, 200만 원) ▲신혼부부·다자녀 보금자리 지원(대출이자, 월 최대 25만 원) ▲청년 취업자 주거비 지원(월 20만 원, 최대 12개월) 등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한 결과, 2025년 9월 기준 광양시 혼인 건수는 699건으로, 전년 대비 56건(8.7%) 증가했다.

“출산이 기쁨이 되는 도시, 육아가 행복이 되는 광양”
광양시는 아이를 희망하는 모든 시민이 출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난임 지원 분야에서는 ▲난임 진단검사비 지원(최대 20만 원)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소득 무관, 최대 110만 원) ▲난임부부 시술비 본인부담금 확대 지원(25년 신규 시책, 정부지원 제외 본인부담금 최대 100만 원) ▲난임부부 교통비 등 지원(25년 신규 시책, 차수당 최대 20만 원)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 82가정, 2024년 124가정, 2025년 9월 현재 161가정이 출산의 꿈을 이뤘다.

임신 지원책으로는 ▲임신 축하지원금(25년 신규 시책, 지역상품권 100만 원), ▲태아 및 임산부 건강관리 지원(영양제, 기형아 검사비) ▲고령임부 의료비 플러스 사업(25년 신규 시책, 35세 이상 또는 기형아검사 유소견자 대상, 의료비 최대 50만 원) ▲청소년 산모 의료비 지원(최대 120만 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최대 300만 원) 등이 있다.

출산 지원 정책으로는 ▲출생기본수당 지급(25년 신규 시책, 월 20만 원) ▲출생축하금 지원(500만 원~ 2,000만 원) ▲첫만남 이용권 지원(최대 300만 원), ▲산후조리비용 지원(최대 140만 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소득무관, 최대 2,094만 원), ▲다자녀 출산맘 행복쿠폰 지원(지역상품권 100만 원) 등이 시행되고 있다.

이 같은 시민 체감형 정책 추진으로 2024년 광양시 합계출산율은 1.09명을 기록해 전국(0.75명)과 전남(1.03명) 평균을 웃돌았다. 또한 2025년 9월 기준 출생아 수는 854명으로, 전년 대비 159명(22.9%) 증가했다.

“기쁨은 출산에서, 행복은 육아에서, 해답은 광양에서!”
광양시는 이밖에도 “꿈꾸는 아이, 키우는 광양, 행복한 시민”을 목표로 ▲24시간 돌봄어린이집 운영(2개소) ▲영유아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25년 신규 시책, 연 48만 원)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25년 신규 시책, 1명당 월 10만 원) ▲맞춤형 보육서비스 제공(1인 1악기 예술교육, 원어민 영어클래스 지원 등) ▲아동 중증질환자 관외 진료 교통비 지원(25년 신규 시책, 연 최대 50만 원) ▲방학기간 점심도시락 배달 지원(25년 신규 시책, 200가구) 등 다양한 육아 지원책을 펼치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에 힘쓰고 있다.

황영숙 광양시 출생보건과장은 “이번 전시는 시민들이 결혼·임신·출산·가족 등 인구정책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광양시는 4년 연속 인구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아이와 부모 모두가 행복한 인구정책의 해답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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